2010. 2. 9.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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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 5 - 긴, 너무나 긴 자전거 여행
주중의 하루였던 것 같다. 부스스 아침에 일어나 지하 식당으로 내려가서 시리얼과 우유 사과를 우적거리고 점심 토스트를 싸두었다. 사과 하나와 식빵이 물려서 건포도가 들어있는 머핀을 집어왔다. 며칠 동안 밀린 빨래를 세탁기로 돌리고 세탁한 침대 시트와 베개 커버를 잘 말리고 고이 접어서 계단 옆 closet에 넣어두었다. 그리고 2층의 내 방에 누워 있었다. 책도 읽히지 않고 다른 이들은 파리나 런던, 하이델베르크로 비행기, 야간버스, 기차를 타고 각각 유럽에서의 마지막 여행을 떠나있었다. 남은 이들은 student lounge에서 김치찌개를 만들어서 먹고 있었다. 날씨는 매우 맑고 고요했다. 조엘 오스틴의 설교를 듣고 있었다.
“뭐라도 당장 시작하십시오. ‘아무 것도 안하고 있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지금 시작하십시오”
귀에서 이어폰을 빼고 나는 3층의 Toshi에게로 갔다. Toshi는 거기 없었다. 식당으로 내려가 식당과 이어진 뜰을 지나 예배당으로 갔다. Toshi에게 자전거 열쇠를 빌려달라고 했다. Toshi는 3층까지 올라와 열쇠를 빌려주었다. 요스트도 한국에 가고 난 뒤였고 베이스에 남아있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자전거를 빌릴 사람이 거의 없었다. Toshi와 함께 자전거 주차 창고로 들어갔다. Toshi의 자전거는 검은색이었고 네덜란드 식 backpedaling 시스템이 아니라 한국에서 볼 수 있는 타입이었다. 요스트의 튼튼한 프레임의 3단 기어 자전거와는 많이 대비되는 자전거였다. 나는 고맙다고 인사하고 자전거를 본 뒤 내 방으로 돌아와 Uitrecht에서 산 조그만 백팩에 사과와 머핀, 음료수를 챙겨 넣고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고 티 위에 검은 바람막이용 조끼를 입었다. 자전거 열쇠를 챙기고 전재산인 60센트를 주머니에 넣었다. Uitrecht에서 3유로를 주고 먹었던 Patat(후렌치 후라이)와 코-크 제로가 생각났지만 대신 물통에 암스테르담의 수돗물을 가득 받아 가방에 넣었다. (유럽의 수도 시설은 매우 잘 되어있어서 보통 tap-water라고 수돗물을 그냥 받아서 먹는 것이 보통이다) 그리고는 다시 자전거 창고로 와서 확인해둔 Toshi의 자전거에 올라타고 베이스가 있는 Kidijksplein을 나섰다. 이때 시간이 대략 10시.
중앙역 뒤에 있는 페리 선착장에 가서 페리를 타고 Noord에 도착, 자전거 도로를 타고 계속해서 줄창 달려갔다. 중간에 살짝 헤매서 원래 계획했던 공원->자전거도로->풍차->양이 있는 평야->자전거 국도를 타기 코스로 가지 못하고 결국에는 푯말을 보고 계속 달릴 수 밖에 없었다. Haarlem은 푯말에 아직 없었다. Zaanstad 12km. 지도도 없고 아는 지식도 없었다. 계속해서 나는 팻말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달렸다가 다시 Zaanstad를 가리키는 팻말의 방향이 가리키는 곳으로 방향을 틀어 달리는 것의 연속이었다. 애초 생각했던 작은 수로가 난, 화분이 늘어선 길도, 아름다운 집들도 없었다. 아파트가 나오고, 큰 맨션이나 호텔이 나오고, 회사 건물이 나오고, 놀이터가 나오고, 그 다음 마을이 나오고, 다시 아파트가 나오고… 하는 것의 반복이었다. 한 시간여를 달리자 Amsterdam Noord가 끝나고 Zaanstad 지방이라는 것을 가리키는 팻말이 있었다. 다행히 그 팻말 아래 자세한 Zaanstad 지방 지도가 보였다. 물론 Haarlem은 없었다. 사실 이때까지 나는 아무런 일정이나 기약없이 (다시 돌아오기 위한 기차비도 없이) 달리고 있었으므로 사실 Haarlem은 계획에 있지 않았다. 단지 전에 기차를 타고 35분 정도 걸려 가보았던 Zaanse-schans를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들러서 자전거로 달리고 싶은 욕망은 있었다. 그리고 일전에 Zaanse-schans에 같이 왔던 폴란드인 Janusz와의 대화가 떠오르는 것이었다.
“여기 자전거 타고 올 수도 있어?” “당연하지” “얼마나 걸리는데?” “글쎄.. 세시간 정도 걸리지 않을까?”
지도에서 나는 Zaanse-schans를 찾아보았다. 현재 위치는 아직 Zaandam이라 불리는 이 도시의 central에 진입하지 못하고 아직은 도시 외곽부였다. 암스테르담과 잔담의 중간지대. 그래서 건물도 공장이 많았고 도로와 자전거 도로의 구분도 명확하지 않은 구간이 간혹 있었다. 잔세스칸스는 한참 윗부분에 있었다. 나는 지도를 확인하고 일단 central에 진입하기로 결정했다.
“How can I get the 잔세스칸스?” “what?” “잔세스칸스” “Zaanse- ??”
잔담 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잔세스칸스를 모르다니, 나는 계속해서 사람을 찾아 물어보았지만 아무도 잔세스칸스를 대답해주지 못했다. 그러던 중, 한 아주머니가 내 발음을 교정해주었다.
“잔세스칸스가 아니라 잔세스한스라고 발음해야 한다오” ‘ㅋ’도 ‘ㅎ’도 아닌 중간 발음으로 성대를 그르렁거리며 내야 하는 발음이었다. 나는 아주머니가 대략 알려준 방향으로 달리며 만나는 사람마다 성대를 긁으며 “Do you know where is 잔세스흐크안스?” 라고 물어보았다. 만나는 사람마다 내 발음보다는 내가 자전거를 타고 간다는 사실에 재밌다는 듯 웃음을 지었다. “여기서 거기까지가 얼마나 먼데, 아무튼 이 방향으로 계속 가다가 육교가 나와, 근데 다른 길이 없으니 자전거를 들고 육교를 건너서 오른쪽으로 꺾어. 그러면 소용돌이 모양의 첨탑이 나오는데 그걸 270도 방향으로 돌다가 나오는 자전거 도로로 계속 들어가면 돼”
정말 이상한 설명이었지만 나는 시키는 대로 달렸다. 육교가 나오면 자전거를 들고 건넜고 270도 방향으로 첨탑을 돌아 자전거 도로를 찾았다. 중간에 길을 몰라 목발을 짚고 재활 치료 운동을 하는지 산책을 하는 아주머니에게 중간에 방향 확인을 받고 계속 달렸다. 자전거 도로로 들어서서 오른쪽으로 꺾고, 왼쪽, 다시 다리가 나올 때까지 달리다가 왼쪽으로 가란다. 나는 이번에도 중간에 만난 네덜란드 소녀 (내 또래로 보였다) 5명을 세우고 길을 물어보았다. 소녀들은 웃으며 길을 가르쳐 주었다. 또 달렸다. 큰 도로 하나를 지나자 점점 시골길처럼 오밀조밀한 길이 나왔다. 나무와 집 사이로 난 작은 길들을 계속해서 달리다 보니 Zaanse-schans. 2km라고 팻말이 보였다.
점점 길이 넓어지고 잔세스칸스의 특징적인 초록색 네덜란드 식 가옥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쇠똥냄새 비슷한 초콜렛 공장의 냄새도 나기 시작했다. (잔세스칸스는 커다란 초콜렛 공장과 치즈 공장으로 유명하다) 역시 기억과 가장 가까운 감각 중 하나는 후각이었다. 나는 두 달 전에 왔던 추억을 생각하며 진동하는 초콜렛 냄새 속을 계속 주행했다. 초콜렛 공장을 지나고, 잔세스칸스의 유명한 잔 강이 큼지막하게 보였다. 배가 지나다니기 위해 거대한 개폐교가 활짝 열리고 있었다. 한동안 초록색 건물들과 초콜렛 냄새 속을 계속 달리면서 나는 고민했다. ‘여기까지만 달리고 돌아갈까, 이미 세시간 반은 달린 것 같은데’ 시간은 한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고민하는 중에 내 눈에 Haarlem. 28km 팻말이 보였다. 할렘. 드디어 할렘으로 가는 길이 열린 것이다.
나는 잠시 자전거를 멈추고 십 분여를 고민했다.
고민이 끝나기 전에, 결론이 내려지기 전에 나는 할렘을 향해서 달리고 있었다. 잔 강의 개폐교를 건너고, 작은 슈퍼마켓을 지나고, 여러 건물들을 지나고, 커브 길을 지나자 마을은 끝나고 엄청난 스케일의 고속도로가 깔린 네덜란드의 광활한 평야가 눈에 들어왔다. 기차를 타고 지나가며 잠깐 보았고, 비행기 위에서 이 평야를 오랫동안 보았다. 그리고 야코프 반 루이스달의 그림 속에서 이 평야를 그리워했다.
나는 평야 위를 계속해서 달렸다. 처음에는 자전거 도로를 못 찾고 고속도로 위를 8톤 트럭과 함께 달리며 본 아이덴티티를 찍다가 함께 주행하던 승용차 속의 아주머니에게 혼나고 나서 옆길로 빠져 언덕 밑으로 자전거를 끌고 내려가 자전거 도로로 다시 조촐하게 달렸다. 계속해서 평야였다. 집도 거의 없고, 보이는 것은 광활한 평야와 고속도로 뿐이었다. 팻말이 보였다. 할렘 앞으로 26km, 암스테르담은 뒤로 18km. 한 시간여 평야를 계속 달리다가 두 시 반쯤 되어 자전거를 세우고 사과와 토스트를 먹었다. 물은 거의 먹지 않았다. 이곳엔 화장실도 없고, 화장실에 갈 돈도 나에게는 없다. 그리고 다시 달렸다. 평야 한 가운데를. 점점 다리에 힘이 빠지고 페달 돌리는 속도가 시속 2km에 가까워졌다. 자전거를 탔는데 걷는 속도보다 느렸다. 귀에서 이어폰을 뺏다. 이어폰도 지친 육체에는 너무 무거웠다. 더 문제는, 거대한 평야라 바람이 계속 불고 있다는 것이 었다. 나는 바람에 맞서고 달리고, 아니 기고 있었다. 게다가 약간 경사진 곳이라 (올라가는 방향으로) 더욱 힘들었다. 정말 그만 달리고 싶었다. 앞으로 25km, 뒤로 19km. 차가 있다면 차라도 히치하이킹을 해서 가고 싶었다. 그렇게 기는 속도로 2km를 더 달리자 점점 오기가 치밀었다. 힘들어 죽겠는데 바람은 불고, 돈은 없고, 지나가는 차도 없고, 바람과 평야와 자전거와 나 뿐이다. 뒤로 간들 즐겁게 편하게 가겠는가. 힘들어 죽을 것 같지만 계속해서 페달을 돌렸다. 거세게 부는 바람에 저항속도를 줄이기 위해 몸을 한껏 웅크리고 달리니 좀 더 편하게 달릴 수 있었다. 내 안에서 찡얼찡얼 울어대는 자아를 꼬깃꼬깃 코-크 제로 캔을 밟아 으짜듯 죽여버리는 심정으로 달렸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점차 편해졌다. 인간은 이렇게 신비한 동물이다. 한없이 찡얼거리고 애기처럼 주저앉으면 그저 힘들 나름이지만, 찡얼대는 자아를 죽이고 계속해서 페달을 돌리면 힘들지만 어쨌든 강인하게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이 순간은 아마 내 인생에서 몇 안 되는 지극히 강인한 순간들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그렇게 페달을 밟고, 웅크리며 전진하기를 한시간 반 정도 했을까. 다시 공장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할렘은 앞으로 12km. 그러나 전혀 방향을 잡을 수 없었고 나는 한번도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도시의 중심부로 들어서고 있었다.
“Hey, where should I go to get the Haarlem?”
“Haarlem? No, no, you should take a train”
“But I need to get Haarlem with this bike”
“O, no, Then you should get a ferry”
할렘에 자전거를 타고 간다니 괴짜 아니야 라는 표정으로 도로 공사를 하던 인부가 나를 쳐다보았다. 그래서 나는 이미 암스테르담에서 이걸 타고 오는 길이라고 말해주었다. 그가 일러준 대로 나는 페리 선착장을 찾아 계속해서 달렸다. 시내가 도로 공사 중이라 몇 번을 헤매고, 공원 지대로 들어왔다 나갔다가 우회로를 택해서 계속 달렸다. 30분 여를 더 달리니 ferry 선착장이 보였다.
굉장히 많이 끝낸 기분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지금까지 잡아먹은 자전거 도로만 3-40km는 되는 것이다. 나는 페리에 자전거를 싣고, 강을 건너며 꿀맛 같은 휴식을 만끽하고 있었다. 사실 지금까지 중간에 런치를 먹기 위해 고속도로 중간에 자전거를 세운 것 말곤, 쳐질 까봐 자전거를 세우지 않고 달렸던 것이다.
그리고 커다란 강을 건너자, 나는 이 커다란 강이 암스테르담 중앙역 뒤의 Het Ij와 이어지는 바로 그 Het Ij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기서 쾌속 페리가 달리는데, 자전거를 실을 수도 있다. 정말 끔찍히 이 페리를 타고 암스테르담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만약 내 주머니에 10유로 정도가 있었다면, 나는 이 페리를 타고 암스테르담으로 돌아왔을 것이다.
나는 강을 건너 페리 선착장에 있는 지도를 보았다. 정말이지, 지도라는 것은 이런 중요한 기점이 되는 곳에만 붙어있었다. 이곳에서 암스테르담으로 가는 길은 한 시간 여이다. 나는 할렘을 찾았다. 시내로 내려가는 길 역시 한 시간 안팎으로 보였다.
여기까지 왔는데.
마음은 암스테르담에 있었지만 유모차를 끌고 지나가는 아기의 삼촌같이 보이는 사람에게 할렘으로 가는 길을 물어보았다. 이때까지도 할렘에 가려는 마음은 별로 없었다. 물어나 보지, 뭐.
지금까지 온 길이 아까워 나는 계속 달리고 있었다. 오늘 이 여행은 내 인생에 가장 무식한 모험 중 하나가 될 것이다. 40분 걸린다더니. 힘이 너무 빠져서 나는 천천히 달렸다. 시계는 5시에 가까웠다. 여러 거리와 집들을 지나니 할렘의 첫 문턱인 시장가가 보였다. 시장가를 20분 정도 더 달리고 나서야 나는 시내로 들어갈 수 있었다.
드디어 할렘이다!
나는 왜 할렘까지 달리고 싶었을까. 그리고 왜 할렘까지 바득바득 이를 갈며 달려왔을까. 그것은 어쩌면 전혀 미지의 영역인 곳에 대해 내 팔과 다리를 뻗을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뻗어 달리고 닿아보고 싶은 욕망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어쨌든 나는 그것을 실현시켰고 이제는 할렘이다. 정말 자전거 다시는 타기 싫을 정도로 달렸다. 나는 Albert-hein에 들어갔다. 배가 너무 고파서 싸구려 60센트 과자가 없을까 하고.
알버트 하인 시나몬 맛 빵. 57센트
식빵 크기의 커다란 계피 빵이 있었다. 나는 그 빵을 들고 계산을 하고 나오며 거울을 봤다. 머리는 바람과 땀에 절어 기괴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저 판매원은 나를 아마 홈리스로 봤을 수도 있겠다. 상관없다. 나는 자전거를 다시 타고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광장 동상 앞에 앉아 커다란 할렘의 교회를 보며 물과 함께 시나몬 빵을 씹었다. 먹을 것을 찾아 나에게 오는 비둘기들에게 빵 조가리를 던져 주면서.
그리고 나서 근처에 있는 지질학 박물관에 들어가 화장실을 이용하고 나왔다. 얼굴까지 깨끗이 씻고. 세상이 내 것 같았다. 나는 자전거를 잠시 세워두고 5시 45분 전까지 돌아와 출발할 계획을 세우고는 이곳 저곳 구경을 했다. 해가 지기 전에 떠나야 한다. 할렘의 가장 유명한 교회는 이용시간이 끝나 들어갈 수가 없었다. (게다가 유료였다!) 점원은 웃으며 내일 오세요. 라고 했고 나도 알았다고 했지만 나는 돈도 없고 내일 올 돈도 시간도 없다고.
자전거를 타고 할렘 기차역을 지나 암스테르담을 향해 달렸다. 오는 길에 비구름이 나를 쫓아오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할렘에서 비축한 힘을 다해 전속력으로 달리다가 고가도로 밑에 다른 바이커들과 함께 비를 피했다. 비는 솔솔 내렸지만 그치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은 비를 맞으며 달리기로 했다. 한 시간을 지나니 익숙한 풍경이 점차 보였지만 아직도 여기가 어디쯤인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암스테르담에서 강을 건너서 윗마을 잔세스칸스로 갔다가 다시 강을 건너 아랫마을 할렘으로 갔다 왔으니 강 밑에 암스테르담 시내로 이어지겠지 하는 생각이었다. 왼쪽에 암스테르담 CS라고 적힌 팻말을 잠시 보았다. 왼쪽 갈래로 나갈까 핸들을 꺾었다가 다시 돌아왔다. 그 팻말은 자동차 도로 팻말이므로 나와는 관계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 순간에 건너편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오던 라이더가 나의 돌발 행동에 당황해서 비켜가려고 오토바이를 꺾다가 제대로 꺾여 휘어 넘어졌다. 사고의 순간을 맞은 것이다. 나는 자전거를 버려두고 그에게 달려갔다. 오토바이 오른쪽 미러가 부숴져 저 편에 날아가 있었고 그의 오른쪽 전신이 멍이 들고 얼굴이 까여 피를 흘리고 있었다.
“Are you okay? Are you okay???”
그는 피를 닦고 오토바이를 세운 뒤 망가진 오토바이를 먼저 살피고 자신의 몸을 살폈다. 그리고는 말했다.
“Any insurance?”
보험에 가입했냐는 소리다. 여행자 보험은 있었지만 no라고 했다. 그러자 그는 머뭇거리다가 그냥 오토바이를 타고 가려고 했다. 그 때에 차 한대가 멈춰 서서 남자가 내렸다. 그에게 다가가 이것 저것 정황을 네덜란드어로 물어보았다. 그리고는 경찰을 부르려 했다. 나는 사고 순간부터 계속해서 속으로 오, 하나님. 오, 하나님을 외치며 도와달라고 기도하고 있었다. 나에게 숙소를 물어보았고 나는 암스테르담이라 했다. 나에게 신분중을 보여달라 했지만 나는 신분증이 없으며 투어리스트라고 말했다. 그는 전화를 하려고 했는데 오토바이 라이더가 몇마디를 하더니 오토바이를 타고 다시 가던 길을 가버리는 것이었다.
남자는 나에게 당신 오늘 운이 좋은 것이다, 라고 말했다. 요는, 그 라이더는 음주를 했었기 때문에 경찰에 가게 되면 불리해지므로 지금 내뺀 것이라고 한다. 오, 하나님.
나는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다시 암스테르담으로 향했다. 비는 그쳐 있었고 나는 다시 이어폰을 꽂고 찬양을 부르며 암스테르담 외곽을 달렸다. 맨 처음 달렸던 암스테르담의 외곽부로 나는 달리고 있었다. 긴, 너무나 긴 여행을 마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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