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작가
심시티의 시대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2. 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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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현대의 폐건물터라는 것은 인근 홈리스_Homeless들의 쓸만한 숙소라던가 청소년 불법 비행 행위의 온상이 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루의 반나절을 책임져 주었던 해가 서녘땅으로 넘어갈때즈음 폐건물터가 풍기는 아우라는 더욱 기괴해진다. 철골과 콘크리트, 그리고 대소의 생활폐기물로 어우러진 그것은 마치 B급 호러영화의 스켈레톤이나 좀비 따위를 생각나게 하는데, 왠지 비행청소년이나 노숙자 보다는 300살 먹은 네크로맨서나 리치가 머물기에 알맞아 보이는 장소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대한민국 인구가 올해를 기점으로 5000만명에 도달했다. 그 사이 서울의 인구는 대략 1000만명 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서울에서 농경지가 사라진지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으며, 대략 15여년전 필자가 거주했던 5층짜리 서민아파트 부지에는 현재 20층짜리 아파트가 세워져있다. 정부나 건설회사는 저렴한 부지를 매입해서 고층아파트 짓고, 또 다른 Homeless들에게 분양하고 있다. 인구는 기준선을 유지하고 있고 주택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아직도 Own House를 갖지 못한 사람들은 부지기수다. 수요 - 공급의 기본 법칙을 파괴하는건 집값때문인걸까?
필자의 부모님은 20년 가까운 세월을 내집마련 프로젝트에 투자하셨다. 숙원, 염원, 혹은 어느 말로도 대체할 수 없다. 그야말로 반평생을 자기 집 갖기에 투자하신 것이다. 빌라가 다른 주택에 비해서 조금 저렴한 편이긴 하지만, 이를 감안한다고 해도 10년이 지난 지금 주택마련비용은 분명히 비상식적이라 생각한다. 너무 올랐다. 종암동 이곳저곳에서 포크레인을 뜨고 있는 아파트 공사현장을 고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없는 이유이다.
근 10여년, 종암동은 심시티의 시대를 맞이했으며, 진행중이다.